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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를 위한 증언 - 김중미 저 | 낮은산 | 2022년 04월 06일
1. 사랑, 믿음, 회복
언니가 새벽에 깨워서 4시 반에 나갔다. 바르셀로나 쪽에서 별 하나가 반짝였지만 금방 사라졌다. 언니랑 조심스럽게 성당에 들어갔더니 갈색 옷을 입은 수도사 수십 명이 성가를 부르고 있었다. 아직 미사는 시작하지 않아서 살금살금 조심스럽게 언니를 따라 걸었다.
"언니, 성당 다녀?"
"아니. 난 아무 데도 안 다녀. 난 그냥 예수의 사랑을 믿어."
- 책 내용 중
오래 전, 당시 알고 지내던 분의 권유로 교회에 몇 번 출석한 일이 있다. 책의 인물들과는 다르게 그 분은 일생토록 독실한 믿음을 품고 사는 사람이었고, 내게도 믿음의 씨앗이 있고 그것을 키워내 보리라 생각했을는지 모른다. 시제에서 드러냈듯 그 몇 주 간을 보낸 뒤로는 교회에 가본 일은 없다. 그럼에도 당시 교회에서 들은 이야기 중에서도 아직 기억하는 것이 있다. '모든 계명과 모든 기도문 그리고 성경의 이야기는 "사랑하라"는 말로 환원된다'는 것이다. 그렇다면 그 사랑을 믿는다면, 그것은 신앙의 한 모습일 거라고 생각해 본다.
거실 창밖으로는 100년도 전에 세워졌다는 교회가 보이고, 지금과 같은 일요일 오전이면 그곳으로 드나드는 사람이 적지 않다.
2. 읽는 맛
책은 타인의 회복을 기원하며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. 변화하는 심리(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, 각 시점에서는 이미 변화한 심리)를 표현하는 방법이 때로는 너무 단순하다고 느껴질 만큼 직설적인 것이 내심 아쉬웠다. 그러나 내게 일독을 권한 와이프는, 그러한 표현으로 인해서 어린 등장인물들의 상처와 고민이 잘 드러나면서도 이야기가 암울해지지 않을 수 있었다고 보았다. 그러고 나니 '내가 읽는 맛'만 생각했다는 반성을 하기도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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